[피플코리아] 박조아 기자 = 공정당국이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율과 관련한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 대상 기업은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GS 등 총수가 있는 45개 대기업 집단이 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세종시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 감시강화’를 밝혔다.
사익편취행위는 총수일가에 부당이익을 몰아주는 등 공정거래질서에 끼치는 폐해가 심각한 위반행위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번 점검은 총수가 있는 5조원 이상 기업집단(지난해 4월 기준 45개)에 소속된 225개 회사다. 현행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은 총수 일가 지분 20%(상장사 30%) 이상 일감을 몰아줄 경우 처벌하도록 돼 있다. 부당하게 사업 기회를 넘겨주는 회사기회 유용도 마찬가지다.
해당 규율은 지난 2013년 신설되면서 이듬해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기존 거래는 1년의 유예를 두고 있으면 사실상 2015년 2월부터 적용된다.
일단 공정위는 제도시행 직전을 포함한 5년 간 내역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2015년 1차 점검 때에는 현대·CJ·한진 등 3개 그룹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위반을 작년 제재한 사례도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실태 전반을 점검하되, 사업기회 제공·통행세 수취 등 신종 행위유형도 살필 계획이다.
하지만 상장회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율 요건 30%가 비상장회사(20%)보다 높다는 점은 지적사안이다. 이는 규제회피로 지적되는 등 제재실효성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규제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너일가 지분을 기준치 이하로 줄이거나 합병·상장 등을 통해 감시망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 글로비스에 대한 지분 52.17%를 소유한 현대자동차그룹 총수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도입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규제 기준인 30%에 조금 못 미치는 29.9%로 규제를 벗어났다.
SK의 경우도 SK텔레시스와 SK디앤디, SK앤티에스 등 3곳이 오너 일가 지분 감소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요건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구분없이 지분 20%로 규정하는 법안과 지분요건을 10%로 강화하는 법안, 지분요건 20%와 간접지분율까지 포함한 법안 3건이 상정돼 있다.
신영선 부위원장은 “글로비스 등 29.99%로 맞춘 회사가 있다”며 “상장·비상장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결국 총수일가에 귀속되는 이익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다. 20% 넘으면 귀속 이익이 크다고 보는 것이고 공시기준도 그렇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간접지분율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계산이 쉽지 않아 검토해야 한다”면서 “간접지분이라는 것이 계산하려면 계속 변동된다. 상속세법은 연말 기준으로 한번 계산하는데 수시로 바뀐다. 계열사 지분 바뀌면 총수일가 지분도 바뀐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은 “사익편취 지분율 기준 낮출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장·비상장사 불문하고 소유지분 기준을 20%로 낮추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수일가에 대한 사익편취 실태조사는 2015년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공정위는 조사를 거쳐 지난해 현대 CJ 한진 등 3개 그룹의 사익편취를 규제했고, 한화와 하이트진로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를 신고하는 경우 최대 10억원의 포상금 지급을 검토중이다. 또 상장사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 비상장사 30% 이상인 사익편취 기준을 바꿔 상장사에도 20% 이상의 기준을 적용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 사익편취 규율 조사대상 ‘기업 목록’
2014년 2월 14일 이후 기업집단 지정(2014년 4월, 2015년 4월, 2016년 4월) 시를 기준으로 사익편취 규율대상 요건을 충족한 기업 총 225개사. <출처=공정거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