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황매산에 철쭉제가 시작됐으나 수도권에 철쭉철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서리산 철쭉동산에 철쭉은 없고 진달래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끝물인 진달래가 곱게 피었다. 진달래 꽃철이 끝났지만 그래도 볼 만한 풍경을 연출한다.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산에서 연분홍색의 진달래는 황홀하다.
풀숲에는 점점히 찍힌 노란꽃과 보라색 꽃들의 축제도 한창이다.
서리산에 철쭉은 없어도 연초록의 풍경과 작은 풀꽃으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5월의 푸름이 짙어간다.. 연초록물결이 산등성에 출렁이고 눈부시다.
어린이날을 끼고 3일연휴 첫 날인 토요일, 서리산에서 축령산까지
한바퀴 도는 종주코스를 걷는다. 가는 길 곳곳에 풀꽃이 만발하고
새들의 노래소리도 청아하다. 깊은산속의 고요를 깨는 새소리가 맑다.
가평지역은 잣으로 유명하다. 역시 산에 들어서니 잣나무가 참 많다.
큼직한 잣숲에서 분출하는 피톤치드에 모처럼 원행산행에서 힐링한다.
주차장에서 시작한 서리산 가는 길, 워밍업도 없이 오르막의 연속이다.
우람한 잣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등산로에 각시붓꽃이 곱게 피었다.
잣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깔끔한 공기는 폐를 세척한 듯 시원하다.
가파른 오르막에서 헉헉 거린다. 오랜만에 산행이라서
몸이 반응을 먼저 한다. 선두는 저만치 멀어지고 뒤쳐저
옆지기와 끙끙거리면서 따라 올라간다. 발걸음이 무거우니
길섶에 핀 꽃들과 눈맞춤으로 한 숨 돌린다.
서리산 철쭉동산이 보인다. 철쭉나무는 참 많은데 꽃은 없다.
철쭉과 이웃한 진달래 꽃만 오월의 봄날을 보여준다.
철쭉나무의 꽃망울도 듬성듬성 달려 있어 올해 철쭉꽃 구경을 어려울 것 같다.
꽃망울이 맺힐시기에 갑자기 추운날씨 탓에 냉해를 입은 것 같다.
허긴 황매산 철쭉축제에도 꽃들이 동해를 입어 꽃이 없다는 기사를 읽었다.
서리산에 철쭉은 없지만 진달래와 초록의 풍경이 충분히 보상한다.
철쭉동산을 지나서 축령산으로 가는 능선이 부드럽다.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가 초록융단이다. 길가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산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잣나무 숲길에 노란 꽃물결이 환상이다.
큼직한 노란 꽃은 피나물이다. 곳곳에 노란제비꽃도 꽃축제에 동참한다.
귀룽나무의 흰꽃과 산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지나면 넓직한 헬기장이 나온다.
오월의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먹는 점심은 황제의 밥상이다.
산나물에 두름장아찌 등 풍성한 먹걸이가 입맛을 돋군다.
푸짐한 점심을 마치고 축령산으로 가는 길은 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밥 먹고 오르막은 죽음의 고개가 아닌가. 헬기장 쉼터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축령산으로 향한다. 서리산과 축령산은 800고지인데 꽃들의 식생이 바뀐다.
‘오월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얼레지, 올해 첫 만남이다.
얼레지는 4월이면 피는데 이곳의 꽃은 조금 늦은 듯 싶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축령산 얼레지 색감이 탱탱하다. 얼레지 꽃말은 ‘바람난 여자’다.
늦둥이 진달래가 반겨준 축령산 오르막, 너덜길에 핀 분홍빛 진달래가 화려하다.
축령산 정상에 서면 초록물결이 산아래로 흘러간다. 겹겹의 산능선으로 펼쳐진
초록물결이 파도처럼 다가온다. 눈부신 오월의 초록향연, 말 그대로 신록예찬이다.
축령산 정상을 지나면 하산길로 접어든다. 직진하면 아침고요수목원으로 가는 길이다.
수목원으로 가는 능선의 초록색이 아름답다. 초록물감을 정상에서 풀어 놓은 듯하다.
서리산에서 축령산 가는 길, 얼레지, 큰구슬붕이, 피나물, 족두리풀 등 꽃잔치의 향연에
몸과 마음이 가볍다. 하산길 끝자리에서 만난 당개지치, 노루삼 만남은 행운이다.
초록과 노란 꽃들과 동행한 오월의 산행에서 눈이 호사를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