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선대에서 본 설악풍경.
[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바람이 구름을 이산 저산 몰고 다닌다.
설악산 서북능선 봉우리가 운무 속에 숨었다.
보였다, 감추기를 반복한다.
남설악 흘림골 등선대쉼터에서 만난 첫 설악산의 느낌이다.
설악산은 언제 보아도 장엄한 풍광이다.
동서울에서 설악산으로 출발한다.
버스가 인제 내림천을 지나간다.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산 허리에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신비로운 풍경이 열린다.
한계령 구불구불한 산길로 접어든다.
밤새 내린 비 덕분에 물소리가 시원하게 떨어진다.
설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대청봉으로 가는 것이 꿈이다.
대청봉은 당일산행으로 엄두가 안나고 대신 흘림골 산행을 선택한다.
흘림골에서 설악의 품 속으로 들어간다.
점봉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가 힘이 넘친다.
오르는 산객도 나를 포함 딱 다섯 명이다.
네 명의 일행은 앞서가고 느릿느릿 숲으로 접근한다.
여심폭포
먼저 바위떡풀과 일엽초가 빗물을 머금고 싱싱하다.
노루삼은 초록빛 열매를 달고 있고 말나리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흘림골에서 30여분 오르면 흘림골의 명물인 여심폭포가 나온다.
생김새가 요상하게 생긴 곳에서 폭포수가 멋스런 포말을 이룬다.
일단 폭포수가 만든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식힌다.
가파른 나무계단과 돌길이 이어지고 뒤로는 침봉들이 나무사이로 비친다.
등선대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등선대로 오른다.
먼저 반긴 꽃은 바람꽃이다.
15종의 바람꽃 중 올해 피는 마지막 꽃이다.
매년 대청봉 바람꽃을 마중했는데 올해는 흘림골에서 만남으로 만족한다.
사실 대청봉 당일 산행은 이제 힘이 부친다.
등선대에 바람꽃 개체수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벼랑을 붙잡고 핀 바람꽃이 곱다.
바람꽃
등선대에 선다.
대청봉에서 서북능선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안개 속에 감싸고 있다.
남설악의 점봉산 자락도 운무 속에 있다.
간신히 주전골로 이어지는 계곡의 침봉들만 보인다.
여름산행에서 설악은 언제나 전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산길을 잡는다.
올라 올 때 못 본 그 꽃을 본다.
기대했던 솔나리가 바람꽃 속에서 홀로 피었다.
솔나리가 반갑다. 솔나리에 한동안 눈길이 머무른다.
설악산에서 볼 수 있는 산솜다리가 궁금하다.
등선대를 버티고 있는 바위벼랑으로 접근한다.
왜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산솜다리가 바위틈에 활짝 피었다.
카메라가 접근이 어렵다.
망원렌즈는 아니지만 최대한 당겨 찍어 본다.
등선대쉼터에서 간식을 먹는데 숲속에 솔나리가 보인다.
여유로운 산행의 행운이다.
등선폭포 물줄기가 엄청나다.
주전골까지 계곡의 물소리가 길동무이다.
하산길은 길고 지루하지만 야생화는 없다.
단지 쉼터에서 만난 다람쥐 재롱이 지루함을 달래준다.
오색터미널에 막차를 타고 동서울로 달린다.
한계령으로 가는 길이 하얀 안개터널이다.
한계령 고개를 넘어서니 안개가 걷힌다.
신들의 영역에서 인간세상으로 들어 온 느낌이다.
차창 밖에 석양빛이 예술이다.
솔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