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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23) "난 아니야, 추입마가 아니야"
2006/02/22 00:00
입력 조회수 : 771
말탄지 3년째 접어든 기수 이피디. 25살 총각기수다. 그는 말을 몰아서 탄다. 그가 한번 발동걸리면 아무도 못말린다.
신들린 듯 펄펄 난다. 내리 3연승은 식은죽 먹기다. 그러나 한번 발동이 꺼지면 죽을 쓴다. 그래서 그는 팬들로부터 의혹의 기수로 몰리곤 한다.
"아이 참 팬들은 왜 내속을 모르는 거야. 난들 그러고 싶어서 그러나". 이피디 기수는 오늘도 내리 4연승을 하다가 막판에 꼴찌로 들어왔다. 4연승후 꼴찌.
그의 마지막 경주에서도 멋진 우승을 기대했던 팬들이 난리부루스를 친 것은 당연지사. 4연승을 하기까지 그는 인기마가 아니라 비인기마를 타고 펄펄 날아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5번째 기승에서 이피디기수는 최고 인기마 투캅스를 탔다. 똥말을 타고도 연승몰이를 한 실력인데 최고 인기마를 탔으니 우승은 당연하다며 팬들은 투캅스에게 베팅을 했다.
드디어 출발. 이피디가 기승한 투캅스는 초반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에게 베팅을 한 팬들은 우승을 예감한 듯 환호를 질렀다.
"그러면 그렇지. 이번에도 확실히 먹었다. 야호, 이피디 파이팅". 팬들은 기분이 좋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휘파람을 불어댔다.
그런데 2코너를 돌아서 이상했다. 이피디가 탄 말이 앞으로 치고 나가지를 못하고 머뭇거렸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펄펄 날던 이피디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 어 저게 뭐야. 이피디가 왜 저래. 저거 말을 안가게 고삐 잡는거 아니야. 저런 개새끼를 봤나. 야이 씨부랄 새끼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빨리 달리지 못해. 이새끼 너 다이너 마이트 입에 물고 뒈지고 싶어"
금방 전까지만 해도 좋아서 날뛰던 팬들은 이피디가 모는 말이 갑자기 뒤로 빠지자 잡아죽일 듯이 고래고래 욕을 해댔다.
"저새끼 분명히 돈먹었어. 아니면 어떻게 최고의 인기마를 타고 저럴수가 있어. 똥말을 타고도 펄펄 날아 내리 4연승을 한 새끼가 저럴수는 없다구. 저새끼 틀림없이 돈먹었다구. 짜고 치는 거라구 지금. 아이 열 불나 씨팔 환장하겠네"
결국 이피디는 5번째 기승에서 꼴찌로 들어왔다. 최고 인기마를 타고 꼴찌로 들어온 이피디.
자신이 생각해도 팬들에게 미안했는지 이피디는 결승점을 통과하고도 한참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피디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꼴찌를 한 이유가 있다. 이피디는 체력이 약한 기수다. 이피디를 잘 아는 동료들은 그가 왜 막판에 꼴찌로 들어왔는지 그 이유를 안다. 이피디는 체력이 약해서 말을 많이 타면 아무리 인기마라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펄펄 날다가도 말을 많이 타면 점점 체력이 떨어져서 죽을 쓴다. 이피디는 그런 기수다. 유난히 후반 체력이 약하다.
그런데 팬들은 무조건 그를 욕하고 난리를 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피디는 5번째 레이스에서 기승정지 제재까지 받았다. 이유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체력이 달려서 더이상 능력을 발휘 할 수 없는 이피디의 심정을 이해하기는 커녕 기승정지 까지 먹었으니…. 그래서 이피디는 더욱 억울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기승술과 승부근성으로 초반에 한번 연승분위기를 잡으면 아무도 못말리는 이피디. 그러나 체력이 약하다. 기승을 할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이 문제다. 그래서 팬들에게 짜고 친다는 오해를 받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뛰고 싶어도 힘이 달려서 못뛰는데 어쩌란 말여. 나는 초반에 펄 펄 나는 선행마란 말여. 말을 타면 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선행마라구. 선행마가 3연승만 해도 대단한 거지 어떻게 5연승을 할수 있단 말여. 그러면 선행마가 아니라 막판 추입마지"
이피디는 경주마로 비유하면 그의 말대로 선행마였다. 초반 레이스에서는 펄펄 나는 선행마. 똥말을 타고도 한번 발동 걸리면 3승정도는 가볍게 하는 선행마 이피디.
그러나 4번 5번계속 말을 타면 아무리 천하의 명마를 타도 그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선행마니까. 이시리즈는 계속됩니다.
<김명수/
www.people365.pe.kr
>
수정일 2003년 0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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