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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함에 대하여...
2006/04/12 00:00
입력 조회수 : 786
어릴 때 부모님들이 어른들과 만나 주고받는 인사를 할 땐 항상
'집안 두루 무사하시지?..."
"어른들도 무사하시구?"
하는 "무사" 라는 단어를 인사말에 자주 썼던 기억이 난다.
"무사하다".... 아무 일 이 없다는 말인데... 그만큼 그 시절엔 가난하고 병도 많았고
또 무지해서 병을 그대로 안고 병원에 한번 못 가보고 세상을 뜨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인거 같다.
"밤새 안녕" 이란 말이 있다.
어른들을 모시고 사는 집은 밤에도 어른들이 어찌될까 몰라서 밤을
잘 보내고 아침에 별일 없이 아침문안을 받게될 때 그런 말을 사용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나라엔 예전부터 어른들께 아침문안을 드리는 절차가
생겨난것은 아닌지 ....
어릴때 아버지를 따라 아침에 나갔다가 이웃집 어른을 만났을때
" 밤새 별일 없으셨지요? 무사하시지요?"
라는 인사말을 나누는 것을 보고 도대체 "무사한게 " 뭔대? 매일 무사하냐는
인사를 하는지 궁금했었다.
"무사하다는 말은 "그렇게 아버지 세대만 해도 습관처럼 나누던
인사말 이었던 것 같다.
나는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먼저 어머님의 방이 궁금해진다..
베란다 창을 열면서도 어머님 방을 들어 서면서도
정말 밤새 무사 하셨던 건지?...
밤새 더 많이 불편하시지는 않으셨는지?...걱정이된다.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요즘은 옛날 어른들처럼 "무사"
라는 단어를 자꾸 떠올리게 된다.
사실 별말 아닌 것 같지만 '무사"하느냐는 의미의 인사말이 얼마나 여러 가지
의 뜻을 함축하고 있는 말인가를 어머님을 보면서 깨닫는다.
나이가 들면 부모님의 모습을 닮아 간다고 하더니 나 역시 자꾸 친정 부모님의
말 습관이나 억양을 닮아가고 있어 딸아이로부터 가끔 할머니 같다는 놀림을
받는다.
무사하다...
나는 요즘 무사하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
그리고 요즘 내 주위의 모든일들은 대체로 무사한 편이다....
나를 감싸고 내안에 안주 하던 내 쓸쓸함 마저도 무사하니까...
그리고 가장 큰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정말 못 일어나실것만 같았던
어머님도 거동을 하시게 되었고 더불어 나를 괴롭히던 불면의 시간들도 해결이 된셈이니...
가장 큰 짐을 덜은 것 같은 기분이다.
자운영
2003년 06월 02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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