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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7) 가진것은 없지만 인정이 흐르는 사람들
2006/10/11 00:00
입력 조회수 : 778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7)
2004년 02월03일
밖이 훤해서 일어나보니 아직 한밤중이다. 간밤에 술자리에서 오래 있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서 잠자리에 들었다. 혼자 남겨두고 온 친구가 걱정된다. 집에는 잘 들어갔는지...
잠을 좀더 자기 위해 다시 눈을 붙이려고 하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토끼잠을 자다가 시간을 보니 새벽 5시가 좀 넘어간다.
도둑고양이처럼 바깥 사무실로 살금살금 기어 나와 컴 앞에 앉았다.
인터넷에 들어가 궁금했던 사이트들을 하나하나 점검해나가기 시작한다.
메일통을 열어 메일도 챙겨보고...
친구에게 오랜만에 이메일도 보내고...
컴 작업에 몰입해 있는 동안만큼은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간다.
이럴 때 시간을 꼭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어느덧 6시 50분.
으이쿠 빨리 식사하러 가야겠다.
컴에서 빠져나와 함바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늘은 아침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어제 술을 마셨으니 당연한 일.
하지만 힘으로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먹어둬야 한다.
꾸역꾸역 입속으로 집어넣어도 더 이상은 못 먹겠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자투리 시간에 재빨리 컴퓨터를 열었다.
피플코리아는 잘 있는지 구석구석 챙겨보았다.
친구의 말대로 그동안 너무 무사안일하게 운영한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이끌어온 것이 대견하다는 생각이다.
세상에 이런 신문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사명감이 강하게 작용한다.
바로 그런 자부심이 피플코리아를 운영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혼탁하고 각박하기 짝이 없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밝고 건전하게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피플코리아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물론 그럴 것이다.
내가 죽는 날까지...
어제 술을 과하게 마신 친구는 아직도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날 같으면 벌써 도착하고도 남았는데..
혹시 무슨 일은 없는지 걱정이 된다.
어제 집에 안전하게 데려다 주지 않은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된다.
무슨 특별한 일이야 있겠나만...
오늘은 날이 많이 춥다는데...
동료가 자기 옷을 입으라고 가지고 왔다.
날이 추운데 아침부터 찬바람 맞으며 필드로 나가 측량을 하려면 너무 추울 것이라면서 자신이 입던 두툼한 방한잠바를 들고 나와서 입으라고 건네준다.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는 진한 인간미가 흐른다. 가진 것은 없지만 사람냄새 물씬 나는 사람들이다.
건네받은 잠바 속에 그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아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점심을 먹고 오후 2시쯤 측량을 나갔다.
동료가 건네준 털모자가 달린 잠바를 입으니 바람이 제법 세게 부는데도 별로 추운 줄을 모르겠다.
측량을 하면서 무전기로 서로 통화를 하는데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다 대로변이라서 통행차량이 워낙 많아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해 애를 먹었다.
무전기로 흘러나오는 좌로 우로 뒤로 앞으로 이 네 가지 말을 구분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
뽈대를 세우고 기포를 맞추고 좌표를 잡고 철근을 박고 노란 끈으로 묶고 좌표를 끈에 기록하고 다음 자리로 옮기는 식으로 측량을 한다.
도로 토목공사에서 날마다 하는 측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저녁 먹고 현장 숙소에 들어와 일찍 자려고 자리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바깥 사무실로 나갔다.
김 차장이 양주를 선물로 받았다면서 술파티가 벌어질 모양이다. 변대리가 외출하는 김에 안주를 사온다며 나갔다.
들어올 때까지 못 기다린다면서 김 차장이 양주를 깐다. 케이스에 시바스리갈 작은 병 두개가 들어있다.
덩치 큰 동료가 주방으로 가더니 찌개를 끓여온다. 푸짐한 찌개에 양주, 맥주, 소주를 각자 취향대로 골라 먹는다.
김차장이 양주에 맥주를 섞어 마신다. 나도 따라서 양주에 맥주를 섞어 마신다. 그래도 독하다. 술판을 벌이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저마다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술술 잘도 나온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김차장은 일도 꼼꼼하고 빈틈없지만 말도 잘하고 유머도 풍부하다. 법대를 나왔다는 사람이 노가다판에서 총무일을 본다는 게 의외다.
공사밥을 오래 먹었는지 이 바닥에 대해 바삭하게 알고 있다.
펌프차 지게차 포크레인 레미콘차 덤프차 등 건설중장비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지게차로 한달에 1천8백만원까지 번단다.
포크레인 기사도 술자리 동석.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포크레인 가격이 자그마치 1억2천만원 하루일당은 20만원~30만원. 한달에 며칠을 쉬면 큰돈은 못 벌 것 같다.
엄청난 고가에 사들여 임대를 하면 수입은 더욱 줄어든다.
그런가 하면 레미콘 차는 한달에 25일만 일해도 300만원 수입이 잡힌다.
찌개 안주가 다 떨어져 갈 즈음에 변대리가 횟감에 매운탕거리를 사 가지고 들어왔다.
다시 술자리가 이어진다.
술을 못 마시는 나는 겨우 두잔 마셨는데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밤 열두시가 넘어 술자리에서 슬그머니 빠져 나와 컴퓨터 작업을 하다 보니 두시가 다 되어간다.
눈이 침침하고 아프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새벽에 일어나 못 다한 컴퓨터 작업이나 해야겠다.
이불속으로 고....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수정일 2004년 0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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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인물탐구식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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