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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30) 인생은 프리즘
2007/02/02 00:00
입력 조회수 : 758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30) 인생은 프리즘
2004년 02월 26일
측량. 인간은 태어나서 한평생을 살다가 죽는 순간까지 측량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자신이 알게 모르게 항상 누군가로부터 비교 당하고 사는 자체가 바로 측량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측량이 무엇인가. 바로 량(量)을 측정한다는 소리다. 측정은 또 무엇인가. 계산이다. 대충 대충 계산이 아니라 정확한 계산이다.
이곳 도로공사 현장에서 측량(측지)은 당연히 땅을 재는 것이다. 거리를 재고 높이를 재고 면적을 잰다.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가로 세로 높이에 해당되는 좌표를 찍어나가면서 측량을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측량은 이미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싶다. 예를 들어보자. 어림잡아, 대충대충, 적당히, 대략, ~쯤, 눈대중 등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을 분석해 보자. 측량과 무관하지 않은가.
측량처럼 정확한 계산은 아니지만 이 또한 계산은 계산이다. 어디 그 뿐인가. ‘한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도 안 되는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 등 속담에서도 의미만 다를 뿐 측량이 나온다.
숫자나 계산이 존재하는 한 측량은 영원하다. 측량에서 프리즘은 생명이다. 눈에 잘 띄는 알록달록 색깔의 뽈대를 세우고 그 뽈대 꼭대기에 달린 프리즘을 통해서 해당 지점간의 좌표값을 구해 측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리즘과 측량은 바늘과 실인 셈이다. 측량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프리즘이 있으니 말이다.
측량에서 프리즘이 없으면 속된 말로 ‘앙꼬없는 찐빵’이다. 좀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프리즘을 통해서 측량을 하듯이 인간도 프리즘이라고 생각한다.
땅에서 이루어지는 측량이 프리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하는 측량은 세상을 비춰 볼수 있는 마음의 프리즘을 통해서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프리즘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마음의 프리즘이 어둡고 혼탁하면 그 프리즘을 통해서 보는 세상 또한 어둡고 혼탁하다.
반대로 마음의 프리즘이 밝고 환하면 그 프리즘을 통해 보는 세상 한 밝고 환할 것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프리즘이 달린 뽈대를 가지고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측량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발에 땀나도록 부지런히 뛰어 다니면서 프리즘을 통해 보이는 대로 기준점을 잡고, 보점을 잡고, 높이를 재고, 거리를 재고... 그러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얼마나 정신없이 뛰어다녔는지 무릎이 아프고 다리가 쑤시다. 도로공사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토록 측량을 자주 하는 것은 그만큼 측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전기 소리를 전혀 알아듣지 못해서 애를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만큼 노가다 판에 적응을 했다는 소리가 아닌가.
날이 가면 갈수록 이 노가다 판에서 일하는 재미가 솔솔 난다. 이유는 물론 워낙 호기심이 많은 나를 자극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어제 그렇게 통증이 심하고 몸이 아프더니 다행히 오늘은 말끔해졌다.
거칠고 험한 이 바닥에서 일하다 보니 체질도 서서히 노가다 체질로 변하는 모양이다. 그만큼 적응이 빨리 된다는 의미니 이 또한 기분 좋은 일이다.
오늘도 발에 땀나도록 프리즘과 씨름하며 열심히 일했으니 몸도 피곤하고 잠이나 푹 자두자.
내일의 신선한 노가다를 위해 기분 좋게 이불 속으로.... 밤 11시 55분.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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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8월23일 08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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