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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7) 일요일도 없는 막노동
2007/05/27 00:00
입력 조회수 : 965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7) 일요일도 없는 막노동
2004년 03월 14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세상이 온통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이곳 막노동판은 전혀 딴 세상이다. 오직 눈앞에 주어진 일에 파묻혀 다른 곳에 한 눈 팔 시간이 없다.
탄핵 정국 파문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혀도 아랑곳 없이 육체노동으로 근근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버거운 사람들이라 해도 막노동판에 뛰어든 이들에 비길수 있을까.
주말도 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힘든 막노동에 시달리다 보면 바깥 세상과 단절된 딴 나라 사람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오죽하면 거칠고 험한 이 곳까지 왔을까. 저마다의 말못할 사연이 있겠지만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막노동판에 뛰어들어 한겨울 추위가 무색할 정도로 땀에 속옷이 범벅이 되도록 일하는 이들의 용기에 뜨거운 격려와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비록 3D업종으로 대표되는 막노동이지만 하루 일할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얼굴에 환한 웃음꽃을 피워 올리는 이들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그나마 어디 몸이 아프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대한민국에선 어디 어느 구석에도 이들이 설 땅은 없다.
권력과 금력과 학력이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소위 힘없고 빽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는 몸이 유일한 재산이기에...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전달되는 초고속 인터넷 정보홍수 시대라지만 이곳 막노동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신문도 안 들어와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기조차 힘들다.
함바식당에서 식사를 할때 바닥에 굴러다니는 날짜 지난 신문, 한 부가 아니라 찢어진 한 장이라도 볼수 있으면 그날은 억수로 운이 좋은 날이다. 일이 끝나고 숙소가 있는 현장 사무실에 설치된 TV를 보는 것이 세상을 읽는 유일한 채널이다.
그 누구도 부인할수 없는 거칠고 험하고 위험한 3D의 대명사 막노동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나라에 살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주 5일 근무에 레저와 여유를 즐기는가 하면 일요일도 없이 몸이 부서저라 일을 해야 겨우 입에 풀칠할수 있는 막노동꾼도 있으니 어쩌면 이리도 천차 만별일까. 이 어찌 평등한 세상이라고 할수 있으랴.
어쩌면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는 이들이기에 세상과 현실에 대한 불평도 불만도 가장 많을 듯 싶지만 그렇지 않다.
적어도 내가 그들과 함께 한달 이상을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자면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겪은 바로는 그렇다.
하루를 쉬면 하루를 살기가 버거운 이들에게는 세상에 대한 불평 불만도 가진자의 여유나 사치로 보이는지 모른다.
툭하면 ‘억’하는 거액 뇌물 비리 스캔들로 연일 뉴스에 터져 나오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솔직히 이곳에서 일해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시시콜콜 참견하고 흥분할 여유가 없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당 인생에게는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것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치로 보이기에...
토요일 밤에 현장 숙소를 출발하여 대전 집에 간 친구 흥기는 일요일 새벽에 현장에 돌아왔다. 밤에 두시간 넘는 시간을 달려 집에 가서 새벽에 두시간을 달려 일요일 일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무슨 여유가 있으랴...
친구와 둘이는 일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급경사진 산비탈을 나일론 밧줄에 매달려 아슬아슬 곡예사처럼 오르내리며 차광막을 씌웠다. 안전벨트를 매기는 했지만 로프와 맞지 않아 있으나 마나. 로프를 잡은 팔에 힘이 빠져 쭉쭉 미끄러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하루 일을 마쳤을때 둘은 지치고 배가 고파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저녁때 정육점에서 삼겹살 한근을 사와 숙소에서 모처럼 삼겹살 파티를 했다. 지친 친구는곧바로 쓰러져 잠이 들고 나는 밤새 컴퓨터로 글쓰기 작업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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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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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5년 01월21일 13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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