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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48호] 모닥불 피워놓고 삼겹살파티...
2007/06/25 00:00
입력 조회수 : 918
일요일 아침 어제의 일기예보 대로 창밖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늦으막하게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예 가방 싸서 찜질방으로 갈까? 거기서 점심먹고 영화 보고? 할까?... 하고 의견을 모으니 세식구 밖에 안되는 데도 세 사람 모두 다른 의견들이다.
남편은 그레이하운드를 데리고 운동을 하러 간다하고 딸애는 집에서 컴퓨터게임 그리고 나는 찜질방으로 ....
그렇게 합의를 보고 나니 남편이 오후에 있을 삼겹살 숯불구이에 대해서 슬쩍 운을 띄운다. "이따가 오후에 숯불피워서 삼겹살 구어먹고 커피도 끓여먹고 소주도 한잔 하려고 하는데 생각 있으면 슬기데리고 와."
어릴때부터 아빠가 피워주는 모닥불 놀이에 익숙해져 있는 딸애가 금새 얼굴이 환해지며 오후에 가겠다고 한다.
냉장고를 뒤져 상추와 야채를 담고 쌈장과 김장김치도 넉넉히 챙겨서 남편편에 들려보내고 찜질방에 가서 피로를 풀고 나오니 그동안에 비도 그쳐 햇살이 넉넉하게 퍼져 있었다.
워낙에 모닥불 피우길 좋아하는 남편은 딸애와 내가 동참을 한다니 신이나는지 삼겹살을 구어먹을수 있도록 만반에 준비를 다 갖추어 놓았다.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이 삼겹살을 굽기 좋게 적당한 불씨를 남기고 수그러들자 불판에선 삼겹살 익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겨오고 그냄새에 끌려 기웃거리는 새들의 소리가 한층 높아질 무렵 삼겹살이 너무 맛있어서 행복하다는 딸애의 환한 얼굴과 한잔의 소주로 알맞게 물들어진 남편의 얼굴과 부러운듯이 서서히 밀려가는 저녁노을...
늘 먹는 한끼의 식사지만 자연속에서 나무와 새들과 그리고 이제 막 싹을 띄우며 돋아나고 있는 봄나물들과 같이 하는 저녁이라 그런지 다른날의 삼겹살보다도 훨씬 맛이 있고 운치가 있었다.
그렇게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니 이왕 서비스 하는건데 아주 풀코스로 한다면서 남편은 다시 물을 끓여 이번에는 향이 그윽한 커피한잔을 내민다..
얼마만이었나?..
모닥불 피우고 야외에서 식사하고 하는것을 좋아하는 남편덕에 신혼초부터 지겨울 정도로 모닥불 피우는 냄새에 익숙해 있다가 한동안 잊고 살아온 날들이 오늘 다시 새롭게 각인이 된다..
삼겹살과 같이 마신 술로 인한 취기와 녹색의 바람에 취한 취기 때문에 돌아오는 차안에서 난 계속 취해 있었던 것 같다...
자운영
200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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