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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50호] 더딘 봄....그 뒤로...
2007/06/27 00:00
입력 조회수 : 959
며칠 햇살이 좋아 봄이 왔나 싶으면 다음날 다시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무슨 날씨의 변덕이 이렇게도 많은지 도대체 올해는 봄이 언제 오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정말 봄이 왔나봅니다.
무심천 변을 지나면서 언제쯤 꽃을 피울까? 하고 애를 태우던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꽃샘추위에 주눅이 들어 웅크렸던 봄 햇살도 활짝 기지개를 켜고 그 어느 해 보다도 더딘 걸음으로 다가온 올 봄.
많은 기다림을 주었던 봄이라 그런지 반가운 마음 만큼 더딘 걸음에 대한 미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고백을 해야겠습니다.
늦게 핀 벚꽃 때문에 다른 해 보다 더 늦게 시작된 벚꽃축제로 인터넷에도 온통 벚꽃 사진이었는데 또 샘이 난 황사현상과 봄비가 다시 심술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어제 아침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눈꽃처럼 화사하던 꽃잎은 모두 떨어지고 나무 주변이 온통 하얀 꽃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늘 지나는 길이지만 차를 세워두고 제대로 벚꽃에 취해보지 못하다가 어젠 잠깐 시간이 나서 무심천 변을 지나는데 이미 꽃잎은 지고 대신에 생각지도 못했던 하얀꽃길이 나를 맞아줍니다
뭐야?..정말 이래도 되는건가?..싶어 아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꽃길을 걸으면서.....
살다보면 이렇게 크게 기대했던 것들이 주는 실망을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것들이 위로 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도 비 기운은 다 가시지 않았고 다시 한차례 거센 소나기라도 쏟아 부을량으로 하늘은 잔뜩 어두운걸 보니 오늘 내일 동안에 아무래도 많은 비가 내릴 모양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이제 벚꽃은 볼수 없고 다시 향기 좋은 5월의 여왕 아카시아꽃을 기다려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보폭을 한 발자욱 늦추라고 올봄엔 더딘 봄으로
봄이 메세지를 전해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봅니다.
자운영
200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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