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이렇게 번다] (97) 육포전문가공기업 ‘홍선코퍼레이션’ 홍국표 사장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여 육포 전문회사로의 비전을 제시하며 수익을 창출하여 종업원과 그 몫을 나눈다.’

사내에 걸린 품질경영방침 문구중 눈에 확 띠는 내용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종업원과 몫을 나누는 회사라니 얼마나 참신한가.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위치한 육포전문가공기업 (주)홍선코퍼레이션(이하 홍선) 사무실에 들어서는 첫 느낌은 그렇게 다가왔다.
홍선 홍국표 사장은 1991년 회사를 창업하여 16년째 육포 하나로 기업을 키워가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손바닥 뒤집듯이 언제라도 주력업종을 바꾸고 하루에도 수많은 업체들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예측 불허 시대에 제조업 단일브랜드 육포 하나로 10년 넘도록 꿋꿋하게 외길을 가고 있는 집념의 기업인이다.
오너가 되기 전에 그는 일단 목표가 주어지면 일 앞에서 무서운 줄 모르고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는 기업문화정신이 몸에 밴 ‘현대맨’이었다.
1973년 현대건설에 중견사원으로 들어간 그는 76년 큰 딸이 생후 6개월 때 중동에 나가 2년동안 파견 근무를 시작으로 해외 건설역군으로 잔뼈가 굵었다.
중동에서 돌아오던 날 아빠를 보고 낯이 설어 울던 딸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는 그는 ‘개척정신이 강한 현대맨’으로 지구촌을 돌며 해외 근무를 계속했다.
중동 근무를 마치고 79년 미국에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3년, 밀라노 지점장으로 1년 반, 그리고 나서도 1년을 런던에 나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지 2년후 다시 해외로 나가야 할 상황에서 그때 마침 전에 모시던 분으로부터 백화점 부사장으로 있다면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백화점과 인연을 맺었다.
현대건설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구매 영업만 해오다가 방향을 바꿔 그때부터 현대백화점에서 미국 등을 돌며 해외영업 판매와 시장개척을 열심히 했다.
그러던중 1989년 중국산 저가상품이 미국에 대량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져 대안으로 미국에 새로운 사업하나 차리자고 제의를 해도 받아들여 지지 않아 이참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때마침 고기를 맡아 군납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는 소개를 받고 투자를 했는데 결국은 ‘비싼 수업료’만 지불한 꼴이 되고 말았다. 말만 믿고 너무 쉽게 뛰어든 것이 화근이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아예 직접 육포제조전문회사를 차리고 자신이 몸담았던 현대백화점에 납품을 시작했다. (주)홍선 코퍼레이션 탄생 배경이다.
직원 30명에 연매출 40억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홍선은 지금은 내수위주로 경영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육포는 포의 일종으로 쇠고기, 돼지고기를 양념하여 얇게 펴서 말린 식품으로 조상의 슬기와 혼이 담겨있는 민속 고유의 전통식품 중 하나다. 사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홍선육포는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방목된 육우를 위생가공하여 단백질이 풍부하고 간식으로 안심하고 즐기실 수 있습니다. 등산, 낚시, 여행 등 야외 활동시 고에너지를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고 특히 위에 부담이 없어서 더욱 좋습니다.”
대형 할인점. 삼성 홈플러스. 까르푸. 킴스클럽, 농협, 군납으로 들어가고 자체 쇼핑몰을 통해서도 팔고 있는 홍선육포는 유통기한이 9개월로 되어있지만 출고 후 두 달이면 다 팔려 재고가 남지 않는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육포를 구매하는 사람은 주부지만 소비자는 남편, 자녀들이라고 한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부를 공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대건설 다닐 때 불같은 성격을 지금은 많이 고쳤으나 아직도 그 기질이 조금은 남아있어요. 옛날에는 혼자 북치고 장고치고 다했어요. 그랬더니 안 되더군요. 그러다가 2년 전 직원들을 새로 뽑고, 작년에 설비투자도 많이 했습니다.”
그는 IMF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인이다. 그도 물론 IMF 직격탄을 피해갈수는 없었다. 킴스클럽에서만 월매출 1억을 올릴 정도로 장사가 잘됐는데 IMF가 닥치는 바람에 하필이면 가장 성수기 때 킴스클럽으로부터 1억이 넘는 부도를 맞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것이 오히려 약이 되었다. 홍 사장은 사업을 하면서 돈을 뜯기지 않으려면 거래선을 잘 뚫어야 한다는 교훈을 IMF위기를 통해 얻었다. 그래서 농협을 잡았다.
그때 마침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를 짓는 중이어서 납품을 목표로 구매 담당자를 직접 만나 “지금은 우리가 수입육을 쓰지만 앞으로는 국산을 쓰겠다. 고기 원료를 바꾸고 소량으로 세분화해서 민속육포 브랜드로 소비자 입맛에 맞는 상품을 만들겠다.”고 설득했다.
매장도 출입문 입구에서 가장 노출이 심한 곳에 설치해주면 홍선 육포를 진열해서 매출을 올려보겠다고 해서 허락을 받아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리고 다음해 오픈한 농협 창동 하나로 마트까지 납품을 따냈고 두 군데에서만 월 매출 8천만원씩 올렸다.
사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판로를 뚫어 IMF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다.
홍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홍선은 국내 육포전문가공 메이저 5개 업체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내년 매출 목표는 55억으로 잡고 있다.
직원구성을 보면 생산팀이 가장 많고, 자재관리, 품질관리, 연구개발파트가 있다. 생산직은 주로 회사 인근 지역에 사는 40대 주부들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원이 3명이고 5년 이상 장기근속자들이 많다. 그만큼 숙련자들이고 회사 분위기가 좋다는 뜻이다.
홍 사장은 사내에 충원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채용 방식으로 직원을 뽑는다면서 학력이나 능력보다는 성실성을 많이 보고 그 직종에 얼마나 적합한 사람인지를 먼저 본다.
무엇보다도 일을 열심히 하려는 열정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그는 자기가 맡은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홍선은 지난 7월1일부터 격주토요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요즘은 성수기라 주문이 많이 밀려서 매주 토요일마다 근무를 한다.
일이 있으면 일에 푹 빠져 두려움을 모르고 살아왔다는 홍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자기개발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인생에 한두번 기회는 온다면서 또 하나 글로벌시대인만큼 영어는 기본이고 제 2외국어 한두개쯤은 구사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위생이 생명이라고 강조하는 홍사장은 품질관리만큼은 철저히 한다. 매달 첫 월요일 전직원 월례조회를 하고 매주 위생교육은 기본이다.
가공실에 들어가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비누로 깨끗이 씻은 손을 에어타월로 다시 씻고 에어샤워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홍 사장은 갈수록 까다롭고 다양해지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국내 최고의 육포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단일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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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2006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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