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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피플] (16) 서울비젼 국장 장선일 - 포스트프로덕션의 대부
2004/03/16 00:00
입력 조회수 : 689
[AD피플] (16) 서울비젼 국장 장선일 - 포스트프로덕션의 대부
절벽 앞에 선 심정으로 영상에 혼을 심는다. 어디, 어느 분야를 가더라도 거기에는 항상 최고가 있다. 포스트프로덕션업계(편집합성, 특수효과 등 영상의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업체)의 최강자는 서울비젼으로 17년째 한결같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고의 서울비젼에는 최고를 만들어가는 제작국장 장선일(40)이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뒤편에 위치한 포스트프로덕션 '서울비젼'은 '도심 속의 하얀집'이었다. 넓은 주차장에 하얀 건물외벽이 인상적이었다.
'서울비젼'의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장선일 국장은 '포스트프로덕션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1985년 회사 설립 때부터 창업공신으로 그를 거쳐간 후배만 해도 수십 명이다.
처음에 에디터로 출발한 그는 2∼3년만 하다가 감독을 하려고 했다. 그가 입사할 때만 해도 CD(Creative Director)가 시키는 대로만 할 정도로 업무가 수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잘 나가는 김종원-김규환 감독이 당시 결사적으로 말렸다.
"CF감독은 너무 많지만 이 분야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하려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 너 같은 사람이 불모지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냐" 하면서 두 사람이 설득하는 바람에 그는 결국 이 바닥을 떠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몸담게 됐다. 그리고는 포스트프로덕션업계에서 창조적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는 중심축으로 지금까지 활동해 왔다.
서울비젼은 TV CM의 디지털 편집을 비롯하여 2D, 3D 애니메이션, 특수효과, 텔레시네 & 컬러 컬렉션 등의 업무를 주로 하는 원스텝, 토털 시스템의 포스트프로덕션 영상 광고회사다. 고가의 최첨단 장비와 국내 최정상의 제작진, 뛰어난 관리력이 결합된 국내 최고의 종합 포스트프로덕션이다.
"올해 4월에 마지막으로 녹음실까지 갖추면서 국내 최초로 비디오, 오디오가 공존하는 토털 포스트프로덕션 체제를 갖췄습니다. 텔레시네, 편집, 2D, 3D, 사운드를 총망라하는 토털 포스트프로덕션의 완성을 보게 된 것이지요."
이쪽 일을 하는 사람은 문화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문화적인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들에게 문화적이고 도전적인 마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35mm 생짜필름에서 완성된 필름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나왔나 놀라곤 합니다. 합성을 통해 상상 속 세계,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비주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아이디어와 배우의 감정이지만 그것에 플러스 알파와 편집합성 등 영상의 후반작업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지금의 일에 만족합니다."
최고 맨파워, 최고 편집... 3600초가 환상의 15초로
최고의 맨파워를 자랑하는 서울비젼은 편집 분야에서 적수가 없다. 지금까지 장선일 국장이 한 작업만 해도 CF 밀키스, 프로스펙스,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카스, 라네즈, 맥심 모카골드드 등 무려 4000편이 넘는다. 그가 맡은 작업은 뮤직비디오부터 드라마, 영화예고편 편집까지 다양하다.
CF는 15초 싸움. 15초에 메시지를 넣으려면 이보다 더할 수 없는, 고통 그 자체다. 제품을 파는 사람은 많은 내용을 넣길 원하지만 그렇다고 다 들어줄 수도 없다. 그는 그럴 때 심정을 "천길 낭떠러지 절벽 앞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감독이나 기획자들은 백지에 그림을 그리지만 저는 찍어온 필름 안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제한적 창조작업이라고 하지요. 제한적 창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한 시간 넘게 찍어온 CF필름을 15초로 줄여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일이지요. 3600초를 15초로 줄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광고주, 기획자, CF감독, CD가 원하는 것에 편집자가 원하는 것까지 더하여 최대공약수를 잡아내야 하는 작업이 바로 CF 편집합성. 다시 말해 최대공약수를 뽑아내는 작업이다.
포스트프로덕션업계의 대부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에게는 게토레이, 애니콜, 현대자동차, OB라거, 카스맥주 등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고 제작기간도 긴 빅브랜드 CF들이 많이 들어온다.
포스트프로덕션사관학교장. 한때 스파르타 교관으로 유명했다. 많은 후배들에게 창조적이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정신이 이어지고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혹독하게 가르쳤다. CF 편집을 해보라고 숙제를 내주고 결과가 안 좋으면 혹독하게 야단치고 좋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결과가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그의 밑에서 노하우를 배운 많은 후배들 역시 그를 닮아 창조적인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4천편 영상작업... "후배들이여 잡식성 인간 돼라"
"후배들에게 잡식성 인간이 되라고 주문합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 연극, 오페라 등 각종 문화를 접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영상에 관심 있다고 편식하듯 영상만 보지 말고 자기 뱃속에서, 머리 속에서 많이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경험을 쌓아야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특히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 음악을 했다. 기타를 치고 노래도 부르고 공연도 했다. 사춘기 사고뭉치 시절을 음악에 빠져서 그렇게 보냈다.
CF 등 작업을 4000편이나 한 사람은 그밖에 없다. CD나 감독은 경험이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경험이 재산이다. CD나 감독은 한번 사용한 것을 또 써먹으면 자칫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상 절벽 앞에 서 있는 느낌으로 일을 해요. 저에게는 물러설 퇴로가 없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를 내더라도 누가 살짝 건드리면 절벽 아래 떨어져 죽는다는 생각으로 신명을 다 바쳐서 일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오늘도 그는 맡은 제품을 편집해야 하는데 어떻게 혼을 불어넣을까 생각하면서 출근을 했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는 다시 '절벽 앞에 서 있는 심정'으로 작업실로 들어갔다. 그런 정신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2002/05/31 12: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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