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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534) 생방송 토크 1000회 진행 ‘날지식을 캐내는 날PD’ 고우성
2013/07/14 08:29
입력 조회수 : 3,051
[클릭이사람] (534) 생방송 토크 1000회 진행 ‘날지식을 캐내는 날PD’ 고우성
“저희 회사는 사원 뽑을 때 스펙 안 따져요. 어느 대학 나왔는지 안 물어요. 대신 ‘뭘 잘하냐? 뭘 좋아하냐?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죠"
S대에 USC 인공지능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출신으로 환상의 스펙을 갖춘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파격적이다.
IT벤처기업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참여형 지식나눔 공동체 북포럼 진행을 7년째 맡고 있는 고우성(51) PD의 뼈있는 한 마디에 지레짐작했던 기자의 편견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상위 0.1% 안에서 안주하고 누리면서 살 수 있는 수직적인 환경을 스스로 거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사람 중심 수평사회를 추구하는 그를 우리 사회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00회가 넘는 생방송 토크를 진행해 온 고우성 날PD와 인터뷰를 하던 날 기자는 고수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이른 아침부터 마음이 들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후 생생한 날지식을 캐내는 날PD는 체인도 기아도 없고 뒷바퀴가 유난히 작은 이색 자전거를 타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혼잡한 서울 도심에서도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강남 한복판을 가로 질러 자전거를 타고 오다니 처음 등장부터 강한 호기심이 꿈틀거렸다.
나타나자마자 “식사부터 하시죠!” 하면서 직접 챙겨온 도시락 두 개를 책상 위에 펼쳐 놓는다.
지식PD, 날PD 등등 그를 지칭하는 표현이 다양하다. 함께 일한 경험이 있거나 곁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잘나가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다가 갑자기 뛰쳐나와 맨땅에 헤딩하듯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1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는가 하면 2006년 처음 북포럼을 무료로 오픈하여 현재까지 7년째 계속 진행을 맡고 있다.
북포럼은 책과 저자와의 만남을 통하여 사회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과 사회를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사회운동이다.
청소년멘토링과 참여형 지식나눔 공동체를 평생미션으로 날지식을 캐는 남자. 그와의 인터뷰는 처음 섭외단계부터 특별하게 다가왔다. 1000 대(對) 1000 인터넷 배틀 타이틀을 걸고 점심 식사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상호 인터뷰하기로 했다.
1000명을 넘게 인터뷰한 인터뷰 전문기자와 1000회가 넘도록 생방송 토크쇼를 진행해 온 백전노장 고우성 날PD와 기상천외한 상호 인터뷰 베틀은 서울 강남 신사동 안국빌딩 6층 지식카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
인물 인터뷰를 1000명 넘게 했지만 동시에 한자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인터뷰어가 입장 바뀌어 인터뷰를 당하는 인터뷰이가 되고 인터뷰이가 반대로 인터뷰어가 되는 크로스 인터뷰는 처음이었다.
이날 인터뷰는 이례적으로 참관인을 사전에 공개 모집하여 시작부터 끝까지 인터뷰 현장을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다.
그가 직접 챙겨온 회정식 초밥 도시락을 함께 까먹고 나서 특이하고 기상천외한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예리하고 날카로우면서 내공이 깊은 남자를 인터뷰할 때는 더욱 오감이 발동한다. 아니 예감, 육감이 모두 동원된다.
지식PD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지식인에 대한 견해도 세속의 잣대와는 보는 눈이 달랐다. 토익점수나 학교 스펙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가 하는 일의 전문성이 쌓여 생긴 내공의 깊이가 있는 사람을 지식인이라고 정의한다.
박사나 교수 아니면 직책 높은 사람이나 매스미디어가 인정한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한 분야 현업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사실은 어제 제가 생일이었어요. 여기 오기 전에 산책을 했어요. 오늘의 인터뷰 베틀을 위해 제 머리와 마음을 싹 비우고 몇 시간 후면 만날 김명수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과거 현재 미래 모습을 가득 채우면서 산길을 걸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생일을 맞은 그의 산길 걷기는 인터뷰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한 워밍업이었던 셈이다.
그는 이어폰에 연결된 음악을 감상하면서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노트북만 하나 있으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공원이건 강변이건 벤치이건 쉬는 바로 그 장소가 사무실이 되고 회사가 된다.
노트북을 열고 로그온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업무가 가능한 그의 몸 자체가 움직이는 회사다.
“분당이 집인데 전철로 출근하다가 중간에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와요. 오늘은 압구정 로데오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어요.”
청소년 멘토링을 진행해온 청소년 멘토로도 내공이 만만찮은 그는 청소년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무슨 일을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사회 공부가 중요하잖아요. 학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터뷰란 무엇일까? 생방송 토크쇼를 1000회 이상 진행한 그에게 던진 기자의 우문(愚問)에 인터뷰는 스스로를 찾아가고 정체성을 알기 위해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자신과의 대화가 아닐까 싶다는 현답(賢答)이 돌아온다.
“7년 생방송 토크쇼를 하면서 제가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제 주장이 아주 강했거든요. 그러다보니 토크 때 제 주장이 실린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 뭘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가 털어놓는 자신의 원래 성격은 외향적이고 강한 편이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토크를 진행하다 보니까 세상을 볼 때 객관적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소통하는 법을 깨달았죠. 제가 진행해오고 있는 북포럼도 참여형으로 관객들도 질문을 해요. 어떤 관객들은 아는 체를 하면서 질문을 해요”
그는 스펙이 화려하다. 대학도 유학도 대학교수였던 아버지의 모범답안 기대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 가서 체면이나 주위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는 미국인들을 보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유학을 떠날 때 까지만 해도 엘리트의식이 강했어요. 실패가 없었거든요. 그런 내가 미국 가서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인생이 바뀌었어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도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제일 버티기 힘들다는 영업부서를 자원했다.
앞으로의 세상은 수직적인 상황에서 수평적인 사람 중심으로 바뀐다고 내다보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래에 다가올 트렌드를 일찌감치 간파한 고우성 미래형 날PD는 아프리카 사람이나 우리나라 사람이나 협업도 하고 그런 네트워크를 연결시켜 주고 싶은 꿈이 있다.
그는 각자가 머릿속에만 맴돌고 있는 행동을 실제로 현실에서 실천해보라고 권한다. 일반인들을 북포럼에 참여시켜 MC도 맡기고 칼럼도 쓰게 하여 ‘어! 저 사람도 하네.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러면 사회가 그렇게 바뀐다고 믿는다.
생방송 토크를 통해서 ‘당신들도 해봐라. 이렇게 쉽다’는 실험을 해보면 그런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점점 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북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고우성 PD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청소년들이 멘토와 멘티로 온오프라인에서 만나 진로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 공유할 수 있는 청소년 멘토링 방송을 무료로 진행해오고 있다.
“북포럼이나 지글청소년멘토링은 저의 이념과 같지요. 수평적으로 다양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지식나눔 공동체 문화와 사회변화를 평생미션으로 제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즐겁게 투자 하고 있습니다.”
북포럼과 청소년멘토링을 진행하면서 그가 어떻게 먹고 사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우선은 생업이 중요하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지속가능하려면 먹고 사는 일이 해결돼야 하거든요.”
북포럼 스튜디오 옆과 뒤에 회사 사무실을 둔 이유도 바로 그래서다. 10년 넘게 IT지식서비스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글로벌IT기업의 온라인 교육, 마케팅 전문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자신문 지식방송 UTV를 진행하고 있다.
“IT 전문가를 많이 발굴해서 그들의 지식이나 관점이 소통하고 마케팅이 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싶어요.”
연예계 이수만SM, 양현석YG, 박진영JYP 엔터테인먼트처럼 그는 지식인 특히 IT지식인 전문가들을 발굴해서 육성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있고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둘째로 그는 북포럼을 단순한 지식이나 공동체에 머물지 않고 프로페셔널리스트들이 하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진화시켜나가고 싶어 한다.
“단순한 동아리나 이벤트 차원을 넘어 낯선 사람끼리 모여서도 회사보다 끈끈한 지속성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세 번째는 그가 진행을 맡고 있는 중견기업 CEO토크를 통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좋은 콘텐츠를 끄집어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실험해보고 싶어한다. 이를테면 지식한류다.
“싸이는 유튜브에서 떴잖아요? 연예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요. 저는 사업가이기 때문에 제가 경험한 것만 믿습니다.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진화한다고 보거든요”
그가 추구하는 사회는 열심히 산 사람들, 전문가만큼은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는 사람을 믿는다. 사람들이 수평으로 연결되면 그런 사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1998년부터 벤처를 했어요. 이런 세상이 온다고 믿었거든요. 본질만 잘 다져놓으면 결국은 알려지고 기회가 온다고 봐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멀리 보거든요. 세상은 급속도로 연결되고 있어요. 지금은 그 때를 대비해서 내실을 다지는 시기라고 봅니다.”
인간관계나 비즈니스나 모든 게 투명하고 자연스러워야 탈이 없다. 앞으로는 점점 그런 세상이 될 거라고 그는 확신한다.
그런 날이 올 때를 대비해서 결과물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유비무환이 느껴진다.
1000번이 넘는 생방송토크를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그는 ‘어른공부’ 저자 양순자 할머니를 떠올렸다. 80이 넘은 최고령 게스트로 사형수 상담봉사를 해오다가 정작 본인이 암에 걸린 분이다.
“그 분이 우리들도 사형수나 똑같다고 말씀하셨어요. 죽음에 대한 관점에서 보면 사형수나 마찬가지로 우리도 조금 더 살 뿐 똑같이 죽는다고 말씀하신 그 할머니가 기억에 남네요.”
요즘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인생이 꼬이면 지금이 최악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대부분 사람들은 그때 거기서 발버둥을 쳐요. 그러다가 자포자기를 해요. 그런데 살아보니까 그게 최악이 아니더라고요.”
인생이 꼬였을 때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거나 휘피하려 들지 말고 한 발 물러서서 꼬임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이다.
“오히려 그때 자신을 변화시킬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인생이 꼬였을 때 자기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들면서 자기와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인생이 꼬이면 누가 아니라 결국은 자신이 풀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말로 제레미 레프킨이 쓴 ‘소유의 종말’에 나오는 인용구를 소개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길을 가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비웃든간에…"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가볍게 웃고 떠들면서 상호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예정된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4시간이 다 돼서야 아쉬움을 뒤로하고 각자 다음 스케줄에 쫓겨 자리를 떴다.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고 인터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오프라인 참관자, 온라인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 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인터뷰를 평생 천직으로 삼고 그동안 1000명이 넘는 인터뷰를 해왔지만 이런 인터뷰는 생전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더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세상을 바라본다. 올려다보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려다보지도 않으니 수평으로 연결되는 세상을 추구하는 그의 시선은 바라본다는 표현으로 밖에 다른 수식어를 기자는 인터뷰가 끝나는 순간까지 찾지 못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는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다 못해 펄펄 끓어오르는 그의 모습에서 불쑥 창조융합형 PD, 미래형 인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
2013년 07월 13일 15시29분.
[
김명수 기자
people365@paran.com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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