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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6) 옛문화를 돌려다오
2004/10/14 00:00
입력 조회수 : 598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 60년대말 전국에 울려퍼진 새마을 노래. 그노래와 함께 농촌의 상징이던 초가지붕이 일제히 헐렸다. 한마디로 비극이다.
보리밥만 면하면 다행이라고 여기던 그시절. 잘살아 보자는데 이의를 달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는 새마을 운동은 불길처럼 전국으로 번져갔다. 새벽닭이 울고 동이 트면 전국 방방곡곡의 마을 어귀에 설치된 확성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노래소리가 농촌 사람들의 단잠을 깨우는 자명종이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노래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 아이들이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와 골목길을 쓸었다. 청소를 끝낸 아이들에게 할일이 또하나 남아있다. 마을의 수호신인 정자나무 주변 광장에 모여 전후 좌우 일정한 간격으로 줄을 맞춰서서 마을 청년의 동작을 따라 재건체조를 한다. 재건체조가 끝날 즈음에는 어느새 아침해가 떠올랐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내집앞 골목길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야 물론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운동이 아니라는데에 문제가 있다. 지붕개량도 마찬가지다. 말이야 정부에서 농가에 지원금을 대주면서 초가지붕을 헐어내고 함석 쓰레트로 바꾸면 좋겠다는 권장사항이라지만 사실은 반강제나 다름 없었다. 경부고속도로가 뚫릴때 도로주변의 허름한 농가가 미관상 안좋다면서 주택개량을 하거나 아예 주거지를 집단으로 이주시키기도 하였다. 70년 전후에 정부 지시사항은 그대로 법이었다. 서슬 퍼런 공권력앞에서 우리의 토담집 초가지붕의 옛문화는 송두리째 뽑혀버린 것이다. 오호 통재라.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농촌의 상징이던 토담집 초가지붕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대신 그 자리엔 도회풍의 시멘트 양옥집이 들어섰다. 농민들은 하나 둘 도시로 떠나갔다. 개발이라는 명분과 생산성에 밀려 푸대접만 받아온 우리 농촌. 힘없고 거동 불편한 노인들만 지키고 있을 뿐이다. 전통문화는 지켜야 한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개선하면 될 것을 뿌리까지 뽑아버릴 필요야 없지 않은가. 지나간 문화는 사라지고 새것에 밀려 현재만 존재한다면 이나라의 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어떻게 찾을수 있나. 세월이 지나고 보면 옛문화 옛것은 그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소중한 것이다.
네덜란드에선 바닷물을 막아 육지로 만들었던 제방을 다시 헐어내고 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도 우리는 살았다. 생활은 다소 불편했을지 몰라도 그시절이 지금보다 불행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사회. 보리밥은 면했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 공해문제 쓰레기문제 사건사고 가정해체 금전만능풍조 이기주의 등등. 서구화에 밀려난 우리의 전통문화. 담배 한까치도 나눠피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양담배 고급담배가 넘쳐나고 흡연피해자들의 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치약이 없어도 이빨은 닦았다. 샴푸가 없어도 머리를 감았다. 병원이 없어도 민간요법이 있었다. 형설지공의 반딧불이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할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옛문화 옛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김명수
2000/04/13 17:05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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