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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14) 어찌해야 하오리까
2004/10/22 00:00
입력 조회수 : 628
“또 한가정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도저히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 남들은 말을 하지만 나혼자 만이라도 열심히 땀흘리며 정직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이제 우리가정은 어찌해야 하나요? ”
집주인이 은행빚을 안갚는 바람에 세들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세입자 이모씨의 하소연이다. 이씨는 벌써 며칠째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전세금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변의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이씨가 살고 있는 집에는 자신을 포함하여 모두 3가구가 전세로 들어와 있다.
이씨의 딱한 사연을 들어보았다. 시골생활을 청산하고 10여년전에 상경한 이씨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절약하고 아껴가면서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방을 얻었다. 비록 전세 2천5백만원이지만 이씨에게는 전재산이었다. 이씨가 문제의 집에 전세로 들어온 것은 3년전이었다. 비록 10평남짓의 지하1층 방두칸짜리 지만 가족들은 행복했다. 비좁은 방에 4식구가 살기에 생활은 다소 불편할지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더 큰 전세로 옮겨가겠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이 집을 팔면서 문제가 생겼다. 새주인은 집을 사면서 자기돈 한푼 들이지 않았다. 전주인이 집을 담보로 잡히고 신용금고에서 대출받은 3천만원과 전세를 고스란히 떠안고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주인은 은행빚을 갚지 못했다. 주인은 자신이 들어와 살기위해 이집을 구입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은 따로 있으면서 부동산가격이 뛸 것을 기대하고 또한채의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집을 사자마자 IMF가 터졌고 집값은 폭락했다. 주인은 집을 살 때 자기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 해도 손해볼것이 없었다.
마치 악덕 사업자가 훗날을 위해 개인재산을 모두 타인의 이름으로 돌려놓고 빈털터리로 위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전세기한이 만료되자 주인에게 전세금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주인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주인은 가진돈이 한푼도 없으니 다른사람에게 전세를 주고 돈을 받아 나가라는 것이었다. 은행에서 이미 여러차례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독촉장이 날아왔다. 그러나 주인은 자기돈 들어간 것 없으니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고 있다. 세입자들은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것 같다는 은행측 연락을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먹을 것 제대로 못먹고 입을 것 제대로 못입으면서 개미처럼 땀흘려 번돈을 이대로 날린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다. 대출받은 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갚아도 경매는 면할수 있다는데 주인은 그것도 못내겠다고 버티고 있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빼주고 싶어도 줄돈이 없으니 죽이던지 살리던지 마음대로 해보라며 되레 적반하장으로 나온다고 한다. 집주인은 이제 세입자들의 전화마져도 기피하려고 연락을 끊고 있다고 한다. 이씨는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집주인의 사욕 때문에 단란했던 가정이 길거리로 쫓겨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면서 오늘도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동분서주 하고 있다.
김명수
2000/04/12 16:04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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