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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27) 불씨는 작아도 불씨
2004/11/04 00:00
입력 조회수 : 621
강원도 영동지역에 산불대란이 났다. 강풍을 타고 이산저산 넘나들며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12일에만 동해와 울진등에서 6건의 산불이 추가 발생하였다. 불길은 걷잡을수 없이 남으로 확산되어 경북 울진원전에서 4km 떨어진 지점까지 번졌다. 원전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산불로 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하였다. 주택 375채가 불에 탔고 8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동해에서는 화약고쪽으로 불이 번져 주민 3만여명이 긴급대피하기도 하였다. 여의도의 33배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지금쯤 만발한 진달래로 꽃불이 나야 할 금수강산이 때아닌 화마로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이번 산불은 수만년동안 보존되어온 우리의 자연을 한순간에 파괴한 엄청난 재앙이다. TV에 비친 산불현장은 시커먼 연기와 시뻘건 불길로 전쟁터를 방불하였다.
화마가 휩쓸고간 자리엔 주민들의 통곡이 메아리쳤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막막해진 생계앞에 새천년 첫 총선도 관심밖의 일이 되었다.
살던집이 불에 타 없어지고 겨우 몸만 빠져나온 이재민들은 투표는커녕 당장 먹고 살길이 큰일이라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선거철이면 돈바람에 흥청거리던 예년과는 달리 지금 강원 주민들은 산불재앙에 떨고 있다.
원전을 위협하며 울진으로 번진 산불은 일단 큰불길이 잡혔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 험하고 가파른 지형이라 작은 불씨 하나라도 완전히 잡지 않으면 언제 다시 큰불로 번질지 모른다.
정부는 산불이 난 영동지방에 대해‘특별재난 지역’선포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재해가 아닌 사고로 빚어진 재난일 경우에만 적용되는데 지금까지는 삼풍 붕괴사고 당시 선포됐던 것이 유일하다.
자고로 민심은 곡간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한쪽에선 구제역파동으로 축산농민을 공포속에 몰아놓고…한쪽에선 산불대란으로 강원도를 초토화시켰다. 축제판이 되어야 할 새천년 첫선거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난데없는 재앙속에 치뤄지게 되었으니 아무래도 정치권은 민심을 단단히 잃은 모양이다. 투표율도 역대 선거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산불에 대해서 실화아니면 방화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것으로 봐서 자연발화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부가 이처럼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이러한 정황 외에도 총선을 맞아 민심을 추스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계산한 것은 아닌지?
산불로 한번 파괴된 자연생태계를 복원시키려면 수십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긴세월이 걸릴 것이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산불은 한번 나면 돌이킬수 없는 큰재앙을 몰고 온다.
옛표어가 생각난다. 너도나도 불조심. 자나깨나 불조심. 작은불도 다시보고 꺼진불도 다시보자.
김명수
2000/04/13 17:05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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