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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31) 장애인의 날에 억울함을 호소한 장애인
2004/11/08 00:00
입력 조회수 : 570
너무나 억울합니다. 몸이 멀쩡한 보통사람이라면 도망이나 갔을 것입니다. 아니면 방어라도 했을겁니다. 하지만 무슨 힘이 있습니까.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연약한 다리에는 그당시 가해자의 구둣발에 짓밟혀 아직도 피멍이 들어 있습니다. 이제 그 연약한 다리마져 땅을 밟지 못합니다. 너무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대학생이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대학생들이 다리를 저는 소아마비 장애인을 집단으로 구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MT를 하러 온 것 같았습니다. 술도 먹었구요. 동생은 아직도 자신이 왜 맞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한달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과는 달리 소아마비 다리는 그렇게 회복이 빠르지 않습니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동생은 허리와 머리 그리고 다리에 구둣발로 짓밟힌 자리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장애자의 날이었던 지난 4월 20일에 한 네티즌이 실명으로 독자마당에 글을 올렸다. 장애인인 자신의 동생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대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사건이 벌어진 시각은 지난 3월26일 자정에서 다음날 새벽 1시 사이.
피해자인 소아마비 장애자는 평소처럼 근력이 부족한 왼쪽다리의 근육운동을 위해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집앞으로 찾아온 친구를 만나 간단하게 안부를 묻고 있는 순간에 그옆을 지나가던 6∼7명의 대학생중 한명이 말을 걸어왔다. 피해자는 사투리가 심한 말을 알아듣기 위해 3차례 연속해서 "예?"라고 반문했다.
이때 말을 걸었던 학생이 피해자를 대문에 부딛혀 쓰러뜨린후 주먹과 구둣발로 사용하여 수십차례 1차 폭행을 가했다. 1차 폭행을 당한후 피해자는 자신이 맞은 이유를 알기 위해서 "뭐 때문에 때리는 데요?"라고 질문을 하였다. 이에 대학생은 손과 구두발을 이용해서 2차폭행을 가했다.
2차폭행을 마친 가해자는 골목에서 구타를 계속하려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피해자를 대문안으로 끌고 들어가 주먹과 구둣발로 수십차례 폭행을 가했다. 옆집에 있던 사람들이 와서 저지함므로써 폭행은 종료되고 사건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했다. 대학생 일행은 경찰에게 선처를 요구하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피해자와 함께 파출소로 연행되었다. 파출소에서 치료비 보상을 약속하고 각자 헤어졌다.
피해자측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장애인은 한달 가까이 입원치료를 받고 4월23일 퇴원한 상태로 현재 소아마비인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가해자의 부모가 내려와 사건합의에 대한 상의는 하지 않고 법조계 사람들을 활용해서 사건을 무마시킬수 있다며 피해자측에 심리적 충격을 주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1년 365일중 국민의 관심이 장애자에 쏠리는 날은 4월 20일 단 하루뿐이다. 그런데 이날마저 아무런 이유도 영문도 모른채 사지가 멀쩡한 대학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장애인이 있으니…
피해자의 절규는 계속된다. 저희집은 가진게 없고 초라합니다.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비 걱정에 가족걱정에 가슴을 쓸어내고 있는데 가해자는 조금도 뉘우침없이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도 듣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장애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당해도 되는 겁니까? 단지 그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집앞에 서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합니까?
억울해서 못참겠다는 피해자의 호소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자고 호들갑을 떨어대는 우리사회에 대한 분노의 소리로 들린다.
김명수
2000/05/04 12:12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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