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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바람의 꽁트] (10) 공포의 폭력선생님
2004/12/26 00:00
입력 조회수 : 627
김달수는 요즘도 악몽을 꾼다.
올해로 서른살인 달수는 중학시절 무지막지하게 폭력을 휘두르던 담임선생님이
떠오르는 것이다. 군대시절 고참한테 얻어맞은 경험도 있지만 그때와는 또 달랐다. 어린 사춘기시절 매한찰이 주는 수치심은 평생의 성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달수가 본 그때의 선생님은 공포의 호랑이선생님이었다.
달수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얌전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1학년 3반 담임인 국어선생님. 바로 달수의 담임선생님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무서운 선생님인줄 몰랐다. 특히 달수는 국어를 좋아했기때문에 은근히 선생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런데 첫수업부터 선생님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말았다. 뒷줄에 앉은 한 학생이 수업중 킬킬거리고 웃었다. 선생님은 그학생을 앞으로 불러냈다. 무지막지하게 팼다. 처음에는 뺨한차례로 시작했다. 그러나 학생이 안맞을려고 살짝 피했다.
선생은 화가 나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학생은 피투성이가 된채 쓰러지고 말았다. 선생님이 너무 무서웠다. 반아이들은 그이후로 그선생님만 보면은 주눅이 들었다.
수업시간이 무서웠다. 어떤 학생은 얻어맞다가 이빨이 부러졌다. 한번 걸렸다가는 뼈도 못추린다는 소문이 번졌다.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지적받지 않으려고 온신경을 집중했다. 사실 공부는 잘하고 못하고 별로 신경을 안쓰는 선생이었다.
무서운 선생님은 교실에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웃어대곤 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함정이었다. 선생이 웃을때 따라서 웃는 학생이 있으면 끌어내는 것이었다.
끌어내서 처음에는 꼭 뺨을 후려갈긴다. 그러다가 학생이 안맞으려고 약간이라도 피하면 화가 나서 더욱 심하게 폭력을 휘두른다. 단 한사람이 떠들으면 그 한사람 때문에 수업을 안하고 아예 운동장으로 3반학생 전원을 집합시켜 기합을 준다.
양팔벌려 4열종대로 세워놓고 엎드려뻗혀를 시킨다. 그리고는 몽둥이로 엉덩이를 30대씩 후려치는 것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때린다. 한대만 맞아도 아파서 죽는 시늉을 하면서 나가 떨어진다. 어떤 학생은 안맞을려고 몸을 피했다가 엉치뼈를 맞아서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했다. 학생들은 그것을 빗맞은 안타라고 했다.
정통으로 맞으면 아프기만 하고 뼈가 상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렇지만 빗맞은
안타는 아프기도 몇배나 더 아프고 잘못하면 불구자나 병신이 되기 싶상이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나중에는 빗맞은 안타가 더무섭다는 것을 알고 선생님이 몽둥이구타를 할때 꼼짝않고 얻어맞는 버릇이 생겼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빤쓰바람에 운동장에 집합을 했다. 추운 겨울날이었다. 한학생이 바지를 입고 나왔다. 선생님의 눈에 걸렸다. 이유를 물었다. 속옷이 없다고 했다. 선생님은 예외가 없었다.
바지를 벗으라고 했다. 알몸이었다. 살갗이 떨어져 나가도록 추운 날씨에 온몸이 오그라 붙어서 작은 키가 유난히 더 작아 보였다.
학생들은 어이없는 해프닝에 웃음이 나왔다. 웃은녀석 나오라고 선생님이 호통을 쳤다. 한학생이 나갔다. 반죽음이 되도록 얻어맞았다. 다른 학생들은 웃음을 참느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을 깨물고 깨물어도 터져나오는 얄미운 웃음.
학생들이 계속 불려나갔다. 얻어맞는 소리가 공포감을 주었다. 알몸으로 서있는
학생은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한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그렇게 웃기는 장면에서 안웃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선생님은 석고처럼 굳은 얼굴을 하고 아이들을 끌어내 두들겨 팼다. 웃기는 선생님. 정작 본인은 전혀 웃지 않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학생들은 학교가기가 무서웠다. 한번은 한학생이 수업중에 졸았다.선생님이 백묵을 던졌다. 백묵이 입속으로 들어갔다. 학생들이 와 하고 웃었다. 웃으면 이선생님은 질색을 한다. 히스테리처럼 발작을 한다. 다시 전학생을 운동장으로 끌어냈다.
주먹쥐고 엎드려뻗혀를 시켰다. 이번에는 더 가혹했다. 주먹에서 피가 나는 사람만 일어나라고 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피가나는 것이 겁이났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이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학생들은 손등을 일부러 자갈에 문질러 비벼댔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 손등에 피가 나도록 했다. 마지막 남은 한 학생까지도 손등에 피가 흐르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날 기합이 끝났다. 호랑이보다도 더무서운 담임선생님이었다. 한학생에게 질문을 했다. 모르겠다고 대답을 했다. 모른다고 대답한 댓가를 치뤄야 한다면서 주먹으로 얼굴을 개패듯 두들겨 팼다.
학생은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선생은 또학생에게 질문을 했다. 배웠는데 잊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바로 그렇게 대답하라면서 그학생은 매한찰 안맞고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그뒤로 그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너도 나도 배웠는데 잊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학생들은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그 선생님에게서 매안맞고 살아남는 방법을 아니 요령을 터득해나갔다. 그런데 또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1학년이 아닌 2학년학생이었다. 달수네 반에 찾아온것이 잘못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국어수업중에 누가 노크도 없이 교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로 그 학생이었다.
선생님은 먹이감을 찾았다는 듯이 그학생을 구타했다. 처음에는 늘 하던식으로 뺨을 때렸다. 그러나 학생이 안맞으려고 얼굴을 돌렸다. 2학년선배가 1학년 후배교실에 들어와서 맞는 다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돌이킬수 없는 화근이 되었다.
선생님은 학생을 무지막지하게 폭행했다. 혼자서 분이 나고 화가나서 학생을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십차례 갈겼다. 그래도 분이 안풀려 주먹으로 온몸을 사정없이 휘갈겼다.
그러다가는 발길로 온몸을 두들겨팼다. 학생은 쓰러졌다 일어났다 하면서 곤죽이 되도록 얻어맞았다.
처음에는 비명을 지르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나중에는 반응도 없고 표정도 없었다. 선생의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학생의 옷을 몽땅 벗겼다. 알몸으로 만들어버렸다. 이학생은 공포심으로 사시나무떨듯 오들오들 떨었다. 선생님은 알몸의 학생을 세워놓고 다시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학생은 기절을 했다.
선생은 반장보고 양동이에다 찬물을 떠오라고 했다. 선생은 찬물을 쓰러진 학생에게 들어부었다. 학생이 부시시 정신이 들어 눈을 떴다. 선생은 다시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그학생의 담임선생이 들어왔다. 심부름 보냈는데 함흥차사였으니 무슨일인가 궁금해서 와봤던 것이다.
심부름 보낸 학생이 무참하게 당하는 것을 본 그학생의 선생님은 기겁을 했다. 2학년담임선생님이 뜯어말렸다. 그러나 한번 이성을 잃은 폭력선생님은 관성처럼 타성이
붙은 자신의 행동을 멈출수가 없었다. 교장선생님이 달려와 뜯어말려서 겨우 사태가
진정되었다.
그학생이 매를 맞은 이유는 수업중인 남의 교실에 들어올때 노크를 안하고 그냥 쑥 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웃음이 나와서 이빨을 깨물며 이를 악물고 웃음을 참았다.
그러나 나중에는 매를 맞는 선배를 구경하는 학생들도 공포에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져 바라보기만 했다. 매를 맞은 학생은 한달이상을 병원에 입원했다. 그날
이후로 선생님은 더욱 성격이 이상해졌다. 수업중에 갑자기 노래를 시키기도 했다.
학생들은 유행가를 불렀다. 그러면 선생님은 전학생들에게 유행가를 따라부르게 했다.
선생님도 학생도 유행가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수업중 정적을 깨는 유행가 소리에 옆반 선생님들이 무슨일인가 싶어 달려왔다. 선생님들은 기상천외한 장면에 어이가 없어 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한학기가 지나서 폭력선생님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론가 다른 학교로 갔다는 소문이 돌았다.
무서운 폭력선생님!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갔다오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지금도 그때의 선생님은 달수의 머리속에 영영 지워지지가 않는다. 달수의 중학 동창들이 서로 만나면 그때 있었던 일을 술안주 삼아 이야기 하곤 한다.
그때 죽도록 얻어맞았던 녀석들은 어른이 된 지금도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이야기할때는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주먹이 불끈불끈 해진다.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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