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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기] (10) 17년 샐러리맨 접고 일으킨 창업쿠데타
2005/01/21 00:00
입력 조회수 : 629
미정화학에서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그동안 난 회사에 많은 이득을 안겨주었고 내가 보장 받은 것은 안일함과 편안함이었다.
이게 아니다 싶었다.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진정한 보람을 찾고 싶었다. 그 도구로 나는 사업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막상 사업을 하자니 결단 내리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월급쟁이로 17년동안 길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을 옮기는 결단과 사업의 결단은 차이가 컸다. 직장을 옮기는 결단은 잃을 것이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번엔 내용이 달랐다.
월급쟁이 17년동안 지독하게 모은 재산과 기업체 이사라는 명예를 모두 잃고 빚을 지고 온가족이 길거리로 나올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이번엔 밑져야 본전이 아니었다. 밑지면 그 동안 모아놓은 재산과 명예가 한순간에 다 날아갈 판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꿈이 있었다. 밑지고 실패할 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못해보고 어영부영 살다 죽는다는 것은 더욱 싫었다.
몇 개월만 잠못 이루는 고심 끝에 쿠데타를 결심하였다. 창업은 그만큼 모험이었다. 결심이 섰다. 이제는 실행에 옮기는 일이 남았다. 방법을 생각했다.
첫 번째 방법은 미정화학과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하는 방법이었고 두 번째는 아예 미정화학수지사업 부분을 인수하는 방법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대담한 발상이었다. 사업체를 팔려고 내 놓은 것도 아닌데 감히 사장에게 인수하겠다는 말을 했으니 말이다.
난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진행하였다. 일단 전무님을 통해 내뜻을 전했다. 전무님은 사장님 작은아버지이기 때문에 금방 그 뜻은 전달되었다.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회사근처 어느 복집에서 기계업체 사장을 만나 기계를 외상으로 달라고 얘기했다. 동양나이론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담보를 요구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기계값이 2억이 넘으니 말이다. 부대설비등 1라인만 설치하는데도 시설비만 3억이상이 들어가고 운영자금이 1억이상 필요했다.
또 한편으로는 중고 기계도 알아보았다. 미정화학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기존에 하던 섬유사업에만 관심이 컸고 이쪽 분야에는 별로였었지만 막상 직원에게서 선택을 강요당한 셈이었으니 결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수지사업부가 10년동안 효자노릇을 했는데 막상 정리하려니 아쉬움도 컸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신규사업을 결심하는데 촉진제 역할이 되어 마지막까지 효자노릇을 하고 나왔을 것이다. 현재 내가 나온 그 자리에 PET시트사업을 벌여 잘 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얘기를 꺼낸지 3개월이 지났는데 대답이 없었다. 다시한번 얘기를 했다. 답을 달라고 했다.
다른 기계도 알아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로부터 며칠후 서울에서 보자고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장님은 내가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받아 들였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사업 잘해서 부자되라는 말까지 했다. 10년동안 이곳에서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출산의 고통과 아픔을 딛고 계약서가 작성되고 1999년 5월1일부로 장안화학이 탄생되었다.
그리고 난 내가 만든 회사 장안화학의 사장이 되었다. 계약 내용은 대략 이러하였다.
'설비값은 처음시설 당시 들어갔던 6억의 3분의 1 가격으로 결정하였다. 그후 핵심부품을 교체하는데 또 투자가 들어가야만 했다. 단 계약금은 20%를 지불하고 나머지는 월 500만원씩 갚는다. 집을 담보로 한다. 그 후 수원에서 새롭게 장만한 집이 1억인데 1억6천만원에 근저당 설정하였다. 집사람이 이곳에서 살림도 하고 놀이방도 하며 저축하여 사업자금에 보탬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기타 내용으로 공장은 3개월동안은 임대료를 내고 이곳을 사용하되 8월 안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었다.'
난 계약후에 공장을 찾느라 열심히 뛰어다녔다. 최소한 공장동 150평, 창고동 100평, 그리고 기숙사, 식당등이 필요했으며 주차등 야적공간으로 활용할수 있는 공터 100평은 있어야 했다. 이삿짐이 11톤트럭 10대분이었다. 그리고 여름휴가가 한창인 7-8월 지금의 음성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든 것을 혼자 알아보고 결정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었다. 혼자 물어보고 혼자 답을 내렸다. 그리고 혼자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창업을 하고 사장이 되어보니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사장의 심정을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직장생활 할 때 사장님한테 더욱 잘해 드렸어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새로 이사온 공장은 내가 10년동안 살아오던 수원도 아니고 시골이었다. 우연히도 내가 일삼시절에 공장을 건설하던 그곳에서 10분 거리밖에 안되었다.
옛날처럼 다시 시작했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먹고자고 하면서 일을 하였다. 2년반이 흘렀다. 미정화학의 빚을 다 갚았다. 1단계 목표 달성을 한셈이다.
현재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한다. <끝>
그동안 저의 창업기를 읽어주신 네티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장안화학 사장 김동주
2001/10/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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