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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침놓기 6탄. 그러니까 당신은 ‘아’해 난 ‘어’할께
2005/03/25 00:00
입력 조회수 : 680
오랜만에 길거리로 나선다.
저번 택시기사의 주접(☞4탄 참조) 탓에 밖에 나가기가 께름직하다. 아직 그 수다에 정신이
없어서인가...
가장 먼저 뿌연 황사가 밀려온다. 눈에는 눈곱이 잔뜩끼고 입안은 모래들로 가득찬다. 뭐 이
래 이거. 이 황사에 이상한 것들도 밀려온다지 아마... 아무튼 찝찝하군... 평소에도 눈곱이
많이 끼긴 하지만 이건 심하잖아.
그래도 이런 날은 기분전환하러 시내에 한 번 가보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멀리서 빤짝거리는 미확인물체. 가까이 다가서자 입술에 피어싱
을 한 쪼맨한 여인네. 게다가 담배까지 입에 물고 간다.
으엉? 눈이 번쩍 트인다.
피어싱. 이게 뭔진 다 알지? 아 왜 콧구멍이나 입술에 구멍 뚫고 반짝거리는 거 다는 거 있
잖어 왜. 그러고 보니 구멍에 구멍을 또 뚫는 거네... 흐흐흐
진짜로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한두명이 아니다. 담배를
피우며 빨주노초파남보 머리색과 피어싱을 한 사람들. 그래 기분 좋다.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는 거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고. 그렇지?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올씨다’라는 말씀이야.
주의를 둘러봐봐. 개성? 개성이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 하나도 없지? 그저 정말 개성있는
사람이라면 사회에서 괜히 도태된 것 같은 느낌만 들거든.
언젠가 ‘신문쪼가리’에서 그런 말이 있든데. 한국사회는 항아리속에 게들이 가득한 사회
라고.
이게 무슨 말이냐면 게들이 엉기적 엉기적 밖으로 나갈 순 있는데 한 놈이 올라가면 밑에
있는 게들이 가만히 냅두질 않는다는 거야. 자꾸 끌어내려서 결국은 한 놈도 밖으로 나오기
힘들다데. 나중엔 전부 다 항아리속에서 썩고 만다는 거야.
벌써부터 메아리가 밀려와. ‘옳소! 옳소!’하고
우리 사회를 한 번 보자구. 누구 하나 튀기만 하면 반응이 딱 두가지야. ‘잡아라’와 ‘물
러가라’
앞엣건 유행이 되고 뒤엣건 죽사발이 되는 거지.
대체 왜들 그러셔? 왜 이거 아니면 저거냔 말야.
‘이것이 신세대다’라고 얘기만 되면 전부다 그거 하고 앉아 있어. 노래방이 그랬고, PC방
이 그랬고, 오락실이 그랬고, 머리염색이 그랬고, 돈내는 방식이 그랬고, 한 번 튀면 죄 따라
해. 그게 신세대야? 공통분모 세대지.
왜 나랑 다르면, 아니 내가 속한 사회와 비슷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못참겠어? 우루루 따라
가거나 우루루 비난하거나 다르질 않아. 그러니까 이 똥이 그 똥이고 그 변이 이 변이라고
들 하지. 다원성이 하나도 보장돼 있질 않어. 우리 사횐.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그래. 다 판박이야.
주류가 뭔지 한 번 생각해보자고. 맥주 양주 쐬주 뭐 그런 거 말고 여기서는 많은 부분이라
는 말로 통하지. 사회의 주류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나?
오우~ 예!! 맞어. 전혀 살아남을 수가 없어. 그렇다고 항아리속에서 아등바등 거릴 순 없잖
아. 그러다가 항아리 밖의 공기 한 번 마셔보지 못하고 꽥하고 죽으면 어떻게 해?
억울하지? 나도 무지 억울해. 아까 피어싱 얘기하다 말았는데 그것도 마찬가지야. 그건 신세
대 개성이 아니야. 신세대들의 유행이지. 많은 사람들이 하는 개성이 있남? 없지... 개성있는
사람 한 명만 들어봐 주위에서. 아마 없을걸?
누가 그러대. ‘교육이 문제다’라고. 근데 내가 보기엔 그게 아니고 우리 머리속 깊숙이 똬
리를 틀고 있는 집단의식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 어디 속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게 하고
왕따 시키지 않으면 자신이 왕따당하는 세상.
그러니까 지금부터 이 삐따기가 제의 하나 할께. 싫으면 안하면 되고, 좋으면 하면 되고...
남의 삶에 전혀 신경을 쓰덜말어. 따뜻한 이웃간의 정을 쌓는 건 좋지만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건 오버가 아닌가 싶어. 그러니까 남들까지 다 내 가족처럼 여겨지지. 남들이 길거
리에서 뽀뽀를 하면 좀 봐줘 좀. 그게 뭐 어때서. 나한테 손해가 오지 않는다면 그냥 넘어가
자고. 옆에서 째려보고들 있지 말고.
물론 길 한복판에서 빨가벗고 덜렁덜렁 뛴다면 문제가 되지. 쳐다보다가 사고날 수도 있으
니까.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자고. 알았지?
아 참! 그리고, 황사도 심하고 요즘 봄 가뭄이라데... 잘 때 요강단지라도 있으면 꼭 방에 들
여놓고 주무시라고... 나 착하지?
김상기
2000/04/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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