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오월의 연초록이 너무 아름답다.
어제까지 세찬 바람과 비가 내리고 하늘이 빼꼼이 열렸다.
꽃철이 끝났지만 천마산으로 간다.
지금 천마산은 진달래는 끝났고 철쭉이 필 시간이다.
계곡에 물이 철철 흘러 넘치고 천마산이 모처럼 풍족하다.
산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초록물결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길동무 삼아 쉬엄쉬엄 오른다.
천마의집에서 천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단의 연속, 죽음의 오르막이다.
연초록잎이 바람결에 파르르 떠는 소리가 운치있다.
거기다가 어떤 악기도 소리를 흉내 낼 수 없는 새소리에 장단맞춰 오르고 또 오른다.
짧은 구간인데 오르막에서 모든 사람들이 헉헉 거린다.
천마산 정상 맛을 볼려면 이런 정도의 고통을 이겨내야 환희를 느낀다.
정상으로 가는 벼랑길이 이어진다.
바위틈에 연분홍색의 철쭉과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연초록 물결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헛눈 팔 여유가 없다.
바위길은 빗물을 머금고 있어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네발로 기어 오르며 정상으로 다가간다.
칼바위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초록색은 감동이다.
국기가 휘날리고 망부석처럼 우뚝 선 정상석에서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 돌핀샘으로 길을 잡는다.
내리막 바위길가에 곱게 핀 철쭉이 렌즈를 붙잡는다.
분홍색이 빠진 흰색에 가까운 철쭉 꽃잎에 주근깨가 되레 매력 포인트다.
돌핀샘으로 가는 내리막길이 험상 궂다.
어제 비바람에 좁은 길에 낙엽이 수북하다.
더군다나 물기까지 머금고 있어 미끄럽고 아주 조심스럽다.
돌핀샘은 물이 넘친다.
바위에서 실같은 물줄기가 주룩주룩 떨어진다.
오랜만에 산에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오고가는 사람이 없다.
물소리만 요란하게 흘러내린다.
천상화원을 지나지만 꽃철이 끝나 지금은 허전하다.
초봄엔 수 많은 꽃쟁이들로 발디들 틈이 없는 곳인데 한적하다.
초록숲 사이로 오솔길이 열리고 물기 품은 흙길이 폭신하다.
쭉쭉 뻗은 낙엽송이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준다.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이어진 길이 정겹다.
길가에는 앉은부채 이파리가 나풀거리고 염주괴불주머니 가는 봄을 붙잡고 있다.
노랑제비꽃도 끝물이고 얼레지는 씨방만 보인다.
철쭉이 한창인 천마산의 봄이 이렇게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