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로리아]이경희 기자=7월 산행은 무덥다.
대부분 가파른 계단과 오르막 산행은 피해서 계곡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꼭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꽃이 있으면 가파른 벼랑도 오르고 또 오른다.
7월은 관악산에 병아리난초가 핀다.
병아리처럼 작은 꽃을 볼려면 계단과 벼랑을 마다하지 않는다.
봄꽃도 마찬가지이지만 꽃들은 꼭꼭 숨어서 핀다.
풀숲이나 바위틈 또는 가싣덤불 속에서 자생한다.
병아리난초는 소나무와 노간주나무 주변에 뿌리를 내린다.
환경이 아주 열악한 곳에서 사는 꽃이 대견하다.
관악산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산행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오르는데 관악산은 대학을 품고 있어 그런지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학생들이 단체산행이 많고 산에 생기가 넘친다.
풋풋한 젊음이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동행은 기분이 덩달아 업 된다.
가는 길에 만난 작은 꽃은 산행의 덤이다.
마당바위에 앉아서 멍때리며 머리를 식힌다.
누구는 먼 산을 바라보면서 미래의 그림을 그린다.
젊은 사람들의 행동은 무엇을 해도 멋지게 보인다.
보면 볼수록 활기찬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을까.
그땐 삶이 바빠서 산행 여유를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관악문을 넘는다.
확실히 젊은이를 따라갈 수 없다.
산행에 단련된 몸이지만 청년의 모습은 늘 한발 앞서 간다.
관악산 정상 불꽃바위에 연주대가 보인다.
불꽃을 잠재우고 세운 암자, 멀리서 그림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솔봉으로 가지 않고 수영장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이제부터 혼자 걷는다.
길가에 나나벌이난초가 보이고 병아리난초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오늘따라 꽃맞이 산행객도 없다.
서울대로 하산하면서 만난 병아리난초가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가뭄 속에 단비가 내려 병아리들이 활력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