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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절대 고독자…한승원'사람의 맨발'
2014/04/29 09:28
입력 조회수 : 1,231
"인류는 다시 싯다르타의 출가 정신을 생각할 때다."
우리나라 구도소설의 대표작인 '아제아제 바라아제'(1985)의 작가 한승원(75)이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싯다르타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사람의 맨발'을 펴냈다.
"싯다르타가 출가했을 당시 계급주의 속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박해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지금의 한국도 마찬가지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쩌면 더 엄혹한 계급속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게 내가 이 시대에 싯다르타를 말하는 이유다."
영혼의 스승인 싯다르타의 삶을 소설로 써보고 싶은 오랜 염원의 실현이기도 하다. "내가 쓰고 있는 소설의 분위기나 사상이 결국 석가모니가 이야기한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500년 전에 살았던 그분의 생각이 오늘에 와서도 하나의 진리로 읽힌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 한승원 작가<뉴시스 제공>
그동안 대부분의 작품들이 싯다르타 출가 이후 부처로서 인류를 교화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한승원은 싯다르타가 출가하기 전의 삶과 고민을 전한다. 번역가 박경숙이 번역한 '마하바라따'가 소설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작가는 여행 중 곳곳에서 마주한 와불(臥佛)의 맨발을 출가의 상징으로 보고 '사람의 맨발'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왕자시절 물소가죽으로 된 검은 장식의 신발을 벗고 맨발로 고행의 길을 걸었다는 점 자체가 출가 정신을 역설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계급사회로 인해 핍박받는 사람과 탐욕으로 인해 지옥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모든 일을 신의 뜻이라 말하는 사회에 반기를 든 싯다르타를 "혁명가로 읽었다"고 말한다.
신화나 전설로 이어온 이야기를 현대 작가의 시각, 문학적인 감수성으로 해석했다. 소설 3분의 2 이상이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쓰였다. "싯다르타의 전기가 아닌 문학으로 읽어달라"고 청하는 이유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을 '내가 지상에서 최고의 존재로 우뚝 서 있다'는 오만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은 신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는 절대 고독자라는 뜻"으로 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읽고 쓴대로 실천하고 있다. 1996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전남 장흥의 집필실 '해산토굴'에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나는 싯다르타를 스승으로 삼았고 강진에 유배 왔던 정약용을 스승으로 삼았다. 그 분들의 절대고독을 실천하려 했다. 그게 서울을 버리고 내려와 꾸준하게 글을 쓰는 이유이고 결과다."
왼발을 디디며 오른발 디딜 곳을 보듯 그는 차기작에 대한 구상을 이미 마쳤다. 남로당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남자의 이야기를 쓸 생각이다. "글을 쓰는 한 살아있고 살아있는 한 글을 쓸 것"이라는 말은 단호해서 묵직하다.
kafka@newsis.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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