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삼성산은 이쪽으로 가야 됩니다. 그쪽은 초등학교로 가는 길입니다”
“오랫만에 가는 길이라 길이 헷갈리네요. 감사합니다”
부처님 오신날 주말에 비가 줄기게 내리고 반짝 비가 그쳤다.
지리산 산행을 앞두고 워밍업 차원에서 관악산 언저리 산행에 나선다.
모두가 몸이 부풀어 오른 상황, 과연 지리산 종주는 아니지만 잘 할 수있을까.
산봉우리에 안개가 감싸고 내린다.
관악산 봉우리 탁구공에서 흘러내린 하얀 물결이 아래로 흘러넘친다.
비는 그쳤지만 아직은 남은 비가 내릴 기세이다.
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넓은 나뭇잎을 후두둑 때린다.
우산은 준비했지만 애매한 상황에 당황스럽다.
산행은 일단 삼성산 방향으로 강행군이다.
며칠째 비가 내리고 낙엽 덮힌 땅바닥이 촉촉하다.
6월을 앞둔 오월 끝자락, 햇볕도 없으니 걷기 좋은 길이다.
물론 습도가 높아 후덥하지만 여름을 앞두고 이만하면 걷을만 하다.
삼성산으로 가는 길, 칼바위 능선은 데크길의 연속이다.
예전에는 바위를 타고 네발로 기고 걷었는데 위험구간은 줄었지만 산행 스릴 맛은 확 줄었다.
그리고 데크길 오르막은 힘이 배가 된다.
칼바위 전망대를 지나면 평이한 흙길 능선이다.
힘들지 않고 삼성산까지 무단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산행 동행자도 잘 따라 붙고 있다.
물기 머금은 녹음 속에서 느끼는 5월 끝자락에 느끼는 봄날의 풍요이다.
유월이 넘으면 이제 계절은 여름 문턱, 산행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밋밋한 등줄기를 따라 삼상산으로 접근하다.
울창한 나무사이로 조망이 트이고 시야가 넓어진다.
관악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발등 밑에는 안양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비도 그치고 햇볕이 들어온다.
며칠만에 보는 햇살인가, 너무 반갑다.
발걸음은 삼막사 갈림길까지 다다른다.
직진하면 삼성산, 왼쪽은 무너미고개, 우측은 삼막사로 이어진 길이다.
동행자들이 삼막사로 가자고 재촉한다.
목적지가 정해진 것이 없으니 마음 내키는대로 가면 그만이다.
삼막사로 길잡이가 앞장선다.
그러면 하산길은 안양이다.
삼막사, 부처님 오신날이 지나고 산사는 고요하다.
비가 그친 절에 사람은 없지만 수 만 연등이 어제의 축제를 보여준다.
천년고찰은 아니지만 삼성산 사찰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삼막사다.
고즈넉한 맛은 줄었지만 삼막사에서 모처럼 숨을 돌린다.
관악산역에서 삼막사까지 쉬지 않고 달려 왔다.
긴 시간이 아니지만 짧은 순간의 쉼에 에너지를 보충한다.
이제 하산길은 경인교대이다.
내리막 산길에 때죽나무 하얀 꽃이 뚝뚝 떨어진다.
이렇게 봄날은 가고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